"커피에 전립선암 억제 성분, 동물 실험 확인"
커피는 건강에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가령 거피는 혈압에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종종 항암 효과가 거론되는 것도 커피다.
실제로 커피에 들어 있는 특정 화학성분이 전립선암 성장을 억제한다는 게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항암 작용이 확인된 커피 성분은 카와웰 아세트산염(kahweol acetate)과 카페스톨(cafestol) 두 가지다.
이들 성분은 가장 흔한 아라비카 커피에도 들어 있는 일종의 탄화수소 화합물이다. 커피를 끓여내는 방법에 따라 잔류량은 달라지는데, 에스프레소 같은 것엔 많이 남아 있지만 필터를 쓰면 걸러진다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건 일본 가나자와(金澤) 대학 의과 대학원의 이와모토 히로아키 통합 암 치료·비뇨기 교수팀이다.
처음에 연구팀은 인간의 전립선암 세포를 페트리 디시(실험용 접시)에 배양한 다음 6가지 커피 성분을 시험했다. 그 결과 카와웰 아세트산염과 카페스톨을 쓴 접시의 암세포 성장이 다른 것들보다 느려졌다는 걸 확인했다.
다음 단계로 전립선암 세포를 이식한 생쥐 16마리를 4마리씩 네 그룹으로 나눠 시험했다. 두 그룹엔 각각 카와웰 아세트산염과 카페스톨을, 다른 한 그룹엔 두 성분을 섞어서 투여하고 나머지 한 그룹(대조군)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만11일이 지난 후 보니, 대조군의 종양이 342% 커진 데 비해 두 성분을 함께 쓴 그룹의 종양은 167% 성장에 그쳤다.
이와모토 교수는 "두 성분을 모두 쓰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종양 성장이 대조군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다"면서 "약제가 잘 듣지 않는 전립선암 세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원의 미조카미 아츠시 교수는 "유망한 발견이긴 하나 당장 커피 소비에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 "커피엔 양면성이 있어 이번 발견 이면의 메커니즘을 더 연구해야 임상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 보고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닷새 일정으로 개막한 제34회 유럽 비뇨기과학회(EAU) 연차 총회에 보고됐고, 저널 '전립선(Prostate)'에도 실렸다.